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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에서 해 뜨는 말똥공주네 집

14년 3월 9일

 
"여보! 엘리사 양반!"
베란다에서 엄마의 뿔난 소리가 들렸습니다.
 
"또 왜 그래?"
"아까부터 짐정리 도와달라고 했잖아요!"
"아 참! 그랬지. 깜박했어."
아빠는 보던 성경책을 덮고 일어서며 반짝이는 머리를 쓰다듬었습니다.
 
"엄마, 아빠가 왜 엘리사야?"
"성경에 나오는 엘리사가 아빠처럼 대머리잖니."
"큭, 그렇구나."
 
하지만 나는 아빠가 대머리 엘리사로 불리는 것은 별로입니다.
나는 거울 앞으로 달려갔습니다. 찰랑찰랑 나의 긴머리를 흔들어봅니다.
 
"아빠는 참 안됐다."
 
나는 거울 앞에서 긴 머리를 흔들며 텔레비젼에 나오는 언니들처럼 신나게 춤을 추었습니다.
내 꿈은 그런 언니들이 되는 것입니다.
내 별명은 공주입니다. 엄마하고 아빠만 그렇게 부릅니다.
참! 나에게는 늙은 오빠가 한 명 있는데 고등학교 3학년입니다.
그런데 나는 아직도 개구쟁이 아홉 살입니다.
 
엄마는 오빠에게 가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늙으면 어쩌니. 지금부터 동생한테 신경 좀 써 주라."
 
"야! 말똥! 뭘 쳐다봐?"
오빠는 내 머리를 쥐어박고 싶나 봅니다.
재수 없게 말똥말똥 쳐다본다고 말똥이라고 부릅니다.
 
씨! 진짜 버릇없고 재수 없는 사람은 오빠랍니다.
엄마를 종 부리듯이 함부로 부려먹고, 가끔씩 아빠에게도 대들고,
맘에 안들면 소리지르고, 주먹으로 벽도 탕탕! 치며 호랑이처럼 으르렁댑니다.
 
아빠는 그런 오빠에게 매일 하나님 이야기를 해주고 오빠는 하나님이 싫다고 소리칩니다.
그러다가 아빠한테 매를 맞기도 하고 한마디로 아빠와 오빠는 하나님 때문에 불쌍하게 원수지간이 되었습니다. 나는 오빠가 때로는 무섭고 싫어서 집안에서 언제나 다섯 걸음 정도 거리를 유지하고 지냅니다.  오빠는 항상 밤늦게 들어오고 가끔 집에 안 들어오는 날도 있어서 엄마와 아빠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어느 날 밤. 나는 자다가 문득 눈을 떴습니다. 그런데 집안에 불만 환하게 켜 있고 엄마 아빠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골목길까지 나가서 오빠를 기다리는 엄마를 데려오려고 아빠까지 골목으로 나간 게 뻔합니다.
 
화장실에 갔다가 다시 침대로 가려는데 책상 위에 아빠의 커다란 성경책이 눈에 띄었습니다.
'아빠는 성경책이 왜 그렇게 재미있는 걸까? 매일매일 읽는데도 질리지도 않을까?'
나는 갑자기 아빠의 성경책이 궁금해져서 슬금슬금 걸어가 성경책을 몰래 들여다보았습니다.
 
"어? 엘리사다! 아빠 별명이다!"
나는 눈을 비비며 엘리사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아하! 엘리사가 수넴 여인의 아이를 살려주었구나. 
뭐 대머리만 빼면 자랑할 만한 별명이잖아.'
 
큭! 얼마나 자랑스러웠으면 아빠는 밑줄까지 그어 놓았을까?
 
 
"들어가서는 문을 닫으니 두 사람 뿐이라 엘리사가 여호와께 기도하고 아이의 위에 올라 엎드려 자기 입을 그 입에, 자기 눈을 그 눈에, 자기 손을 그 손에 대고 그 몸에 엎드리니 아이의 살이 차차 따뜻하더라" 열왕기하 4:33~34.
 
엘리사는 기도만 하지 왜 아이에게 눈과 입과 손을 포개고 엎드렸을까?
오빠한테 그렇게 하려고? 쿡! 생각만 해도 우스웠습니다.
 
'아~ 졸려, 나중에 생각해야지.'
나는 입이 찢어지게 하품을 하며 이불 속으로 쏙 들어갔습니다.
 
다음 날 저녁부터 아빠는 거실 소파에서 성경을 읽었습니다. 밤마다 엄마가 골목에 나가는 것을 막으려고 보초를 서는 것입니다. 엄마가 속병으로 매일 약을 먹고 있는데 조금씩 말라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엄마는 아니라고 하지만 아빠는 그게 다 오빠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빠는 거실을 지키고 있다가 오빠가 들어오면 불호령을 내리고 단단히 벼르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나도 동화책을 들고 가서 아빠 옆에서 누워서 책을 읽었습니다. 보초를 서고 있는 아빠가 심심하고 외로울까 봐 함께 읽는 것입니다.
 
"말똥공주, 말똥거리지 말고 이젠 들어가서 자야지?"
"아니야, 아빠하고 같이 보초 설 거야."
나는 하품이 나오려는 입을 틀어막고 졸린 눈을 크게 떴습니다.
 
그때 쾅! 하고 현관문 소리가 났습니다.
앗! 오빠다. 문소리와 동시에 아빠가 벌떡 일어났습니다.
 
"야! 지금 몇 시야! 식구들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는 거야?" 하며 화를 참지 못한 아빠의 고함소리가 대포처럼 발사될 줄 알았는데,
"공부하느라 피곤하겠구나?" 하는 부드러운 소리가 아빠의 입에서 흘러나왔습니다.
 
'헉? 이게 무슨 소리지?'
 
오빠도 놀라서 주춤하더니 상관없다는 듯이 화장실로 들어가며 가방을 휙! 던졌습니다. 가방이 나를 향해 날아오자 나는 솜씨 좋게 가방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킁킁? 앗! 담배냄새다.
"아빠! 담배 냄새가 나는 것 같아."
나는 가방을 아빠 코에 들이댔습니다. 아빠는 얼굴을 찌푸리더니 급히 부엌으로 갔습니다.
 
'이번에는 분명히 막대기다.'
 
삽화_말똥공주_1.jpg


내가 부랴부랴 동화책을 챙겨들고 일어서는데, 아빠가 곧바로 부엌에서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아니, 막대기 대신 과일 접시?'
놀란 나는 동화책을 든 채 어리둥절 서 있었습니다.
 
"배고픈데 간식 먹고 자거라."
아빠는 오빠에게 과일 접시를 내밀었습니다.
"힘들게 참지 말고 나를 마구 혼내시죠."
오빠는 빈정거리며 과일 접시와 가방을 들고 자기 방으로 휭하니 들어가버렸습니다.
 
삽화_말똥공주_2.jpg

'이건 아니야.'
나는 아빠를 보며 고개를 흔들었습니다. 아빠는 어울리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은 사람 같았습니다. 그런데 아빠의 그 어색한 행동은 계속 되었습니다. 하지만 오빠는 매일 밤 12시 전에 집에 들어오는 적이 없고, 책 산다며 엄마에게 돈을 타가지만 산 책은 없고, 늘 담배 냄새를 풍기며, 말시는 완전 건방진 건달 모습이었습니다. 밤마다 엄마의 긴 한숨 소리와 기도가 흘러나왔습니다.
 
'에이, 이게 다 무슨 소용이야.'
왜 이렇게 엄마 아빠를 괴롭히는지 오빠가 정말 미워졌습니다.
 
'보초, 그만 설 거야.'
내가 읽던 책을 탁! 덮으려고 하는데 갑자기 아빠의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사랑의 예수님, 저도 예수님 눈으로 보고 예수님 입으로 말하고, 예수님 손으로 기도하게 해주세요."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푹 숙인 아빠의 입에서 새어 나오는 기도가 꼭 신음 소리처럼 들렸습니다. 아, 내 가슴이 왜 이리 찡할까?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구부정한 아빠의 등을 보는 순간 울컥 눈물이 날 뻔했습니다.
 
오빠를 대하는 부드러운 눈길과 부드러운 눈길과 부드러운 말투와 간실을 내미는 아빠의 손길 속에 아빠의 신음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늦가을이 되자 소파에서 밤을 지내기에는 좀 썰렁했지만 아빠는 여전히 소파에서 보초를 섰습니다. 성경을 읽다가 창밖에  서 있는 감나무를 보며 아빠가 또 중얼거렸습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 감나무처럼 우리도 열매를 맺어야 할 텐데….'
 
아빠가 소원하는 첫째 열매는 오빠가 구원을 받고 둘째는 지원하는 대학에 합격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수능이 가까워 올수록 오빠의 짜증은 자꾸만 더해갔습니다.
 
"아! 정말 짜증나 죽겠어!"
오빠는 인상을 팍팍 스며 그 소리를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변하지 않는 오빠를 보며 나는 엄마 아빵의 기도보다 차라리 간식 접시가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달콤함과 부드러움이 잠시나마 오빠의 사나운 마음을 달래줄 수가 있을테니까 말입니다.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어는 날 밤이었습니다. 쾅! 하고 문소리가 나더니 오빠가 아빠 옆에 와서 씩씩 거리며 털썩 주저앉았습니다.
 
'아! 오늘은 굉장한 전쟁이 벌어질 것 같아.'
내 심장이 쿵쿵 소리를 냈습니다.
 
"공부가 너무 힘들어서 그래?"
하지만 아빠는 부드럽게 물었습니다.
 
"공부! 공부! 그만하세요! 좀."
오빠가 방석을 휙 집어던졌습니다.
 
"아니다! 공부로 스트레스 줄 마음은 조금도 없어. 화내지 말고 무슨 일인지 차근차근 말해봐."
"정말요?"
오빠가 의심스런 눈초리로 아빠를 노려봤습니다.
 
"그렇다니까."
"실망스런 말해도 되죠?"
"얼마든지."
"더 이상 공부를 할 수가 없어요."
"왜?"
"공부를 시작한 게 너무 늦어버렸어요. 아무리 열심히 해도 성적이 안 나와요. 그래서 대학을 못 갈 것 같아요."
"언제부터 시작했는데?"
오빠가 갑자기 입을 꽉 다물었습니다. 뭔가 망설이는 것 같았습니다.
 
"괜찮아. 편안하게 말해."
"아버지가 매일 잠 안자고 기다리는 걸 보고 정말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단 말예요. 그런데 성적은 안 오르고 밤마다 아버지가 날 기다리면서 뭔가를 기대하는 것 같아서 짜증나고 많이 부담스러워요."
 
"그랬구나. 무척 괴로웠겠다. 난 널 위해 기도하고 있었을 뿐이었는데. 난 네가 솔직하게 말해준 게 너무 기쁘다. 공부를 시작한것만도 나는 네가 자랑스럽다. 네가 대학을 못 가도 좋다. 나는 네가 더 노력해서 대학 들어갈 때까지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다."
오빠가 놀라는 얼굴로 아빠를 보았습니다.
 
"아버지는 대학 못 가는 아들이 부끄럽지 않으세요?"
"너는 주님께서 내게 맡기신 귀한 아들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대학 갈 건데 뭐가 부끄럽냐. 지금 우리에게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구나."
"아버지의 믿음이 부럽네요. 아! 다 말하고 나니 이제 마음이 후련하다."
"일단은 주님께로 돌아가서 네 짐을 다 내려놓자."
"아버지가 이렇게 나오실 줄 알았으면 진작 말할 걸."
"아들아 고맙다."
 
아빠가 오빠의 손을 덥석 잡았습니다.
 
"아, 아니죠. 제가 그동안 잘못한 거죠."
오빠는 아빠의 손을 뿌리치지 않았습니다.
 
"엄마! 엄마! 큰일 났어! 내일은 해가 서쪽에서 뜨게 생겼어!"
나는 쏜살같이 방으로 달려 들어갔습니다.
 
성경 공부 세미나가 시작되는 날 우리 집 식구들은 일찌감치 교회로 총출동하였습니다.
아빠와 오빠는 강당 맨 앞줄에 앉고 나는 오바 뒤에 자리를 딱 잡고 앉았습니다.
그런데 엄마가 나를 강당 밖으로 밀어내는 것이었습니다.
 
삽화_말똥공주_3.jpg


"싫어! 나도 기도해주려고 그런단 말이야."
 
내가 떼를 쓰며 버텼지만 엄마는 나를 끝까지 강당 밖으로 밀어내자 나는 서러워서 엉엉 울었습니다. 엄마 아빠가 그렇게 냉정하기는 처음입니다. 그날부터 집에서 오빠는 완전히 왕이 되고 나는 완전 찬밥공주가 되었습니다.
 
'집회만 끝나 봐라.'
 
나는 화가 나서 속으로 씩씩 거렸습니다.
하지만 엄마와 아빠는 매일 오빠가 말씀을 아주 잘 듣는다고 싱글벙글하며
칭찬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성경 공부만 끝나봐라'
 
나는 조금씩 풀이 죽어갔습니다.
오빠가 구원받기를 원하면서도 왜 자꾸만 눈물이 나는 걸까?
드디어 복음 말씀을 듣는 날 나는 아침부터 오빠 뒤에 앉겠다고 징징댔습니다. 풀이 죽은 내 모습이 불쌍했는지 드디어 엄마가 지고 말았습니다. 나는 조용히 하겠다고 굳게 약속한 후 엄마랑 오빠 뒤에 나란히 앉게 되었습니다.
 
말씀이 시작되자 오빠는 목사님 말씀을 진지하게 열심히 들었습니다. 우리들의 죄 때문에 예수님께서 채찍으로 맞으시고 온몸에 피를 흘리시는 모습과 십자가에 큰 못이 박힐 때 오빠는 안경을 벗고 흐르는 눈을 닦았습니다.
 
아니, 오빠가 운다. 내 가슴도 왜 이리 찡할까?
"여러분, 죄 사함 다 받으셨지요?"
 
한참 후에 목사님이 죄 사함 받은 분 손을 들어보라고 말했습니다. 오빠는 망설이지 않고 손을 번쩍 들었습니다. 아빠가 조용히 오빠의 어깨를 감싸 안았습니다. 으흑! 옆에 있던 엄마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습니다. 아, 나도 왜 이리 가슴이 찡할까?
 
"엄마! 엄마!"
"그래, 알았어. 오빠가 구원받으니까 그렇게 좋아?"
코가 빨개진 엄마가 닭똥 같은 내 눈물을 닦아 주었습니다. 엄마의 눈물 위로 환한 웃음꽃이 선명하게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어이! 말똥공주!"
가벼운 걸음으로 집에 오는 길에 오빠가 나를 정식으로 공주라고 불러주었습니다.
 
며칠 후, 우리집에서 구역모임이 열렸습니다. 
 
구역장님이 아빠에게 말했습니다.
"형제님, 아들의 구원을 위해 그동안 어떻게 하셨는지 말씀 좀 해주시죠."
 
"네, 부끄럽게도 저는 아무것도 한 일이 없습니다. 어느 날 제가 눈물로 기도하고 있을 때 하나님은 엘리사가 죽은 아이의 몸에 올라가서 눈과 입과 손을 대고 엎드렸다는 구절을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은 그때 저에게 '네가 아들을 사랑한다면 아들을 위해서 예수님의 입으로 말하고, 예수님의 눈으로 보고, 예수님의 손으로 기도해라.'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순간 저는 칭찬과 사랑없이 아들의 잘못만을 질책한 일들을 회개하면서 많이 울었습니다. 그후로 저는 절대로 아들마음에 못 박는 말을 하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참을성이 부족한 제 성경으로는 정말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포기할 정도로 힘들 때면 또다시 같은 죄를 짓지 않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저는 주님께 도움을 구했을 뿐입니다."
 
아빠의 말이 끝나자 큰 박수가 이어졌습니다. 짝짝짝짝!!!
 
"..........."
잠시 감동의 침묵이 흘렀습니다.
 
"아 참, 아들 형제님도 한마디 하시겠어요?"
식탁에 앉아서 구역모임을 지켜보고 있던 오빠에게 구역장님이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습니다. 내가 오빠의 옆구리를 꾹 찌르자 오빠가 씨익 웃으며 일어 섰습니다.
 
"우리 아빠 별명은 대머리 엘리사 입니다."
"푸! 하하하."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던 어른들은 그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아빠의 누드 대머리가 너무나 솔직하게 빛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 별명이 진짜 어울리는 것 같아요. 저는 아빠 엘리사를 통해 예수님의 모습을 보았으니까요. 저는 대머리 엘리사 아빠를 존경합니다."
 
 
와! 짝! 짝! 짝!
 
어른들의 힘찬 격려의 박수 소리에 우리 집 천정이 들썩거리는 것 같았습니다. 오빠가 구원을 받은 후 우리 집에는 매일 해가 서쪽에서 떴습니다. 바싹 말라가던 엄마는 살이 오르고  주름살이 확 펴졌습니다. 매일 먹던 소화제를 치우고 하루종일 흥얼흥얼 찬송을 부릅니다. 요즘은 아빠 대머리에 마사지까지 해줍니다.
 
오빠는 학원에 다니며 열심히 공부하고, 말도 아주 공손해졌습니다. 그리고 가끔 이 말똥공주에게 맛있는 먹을 것도 사다줍니다. 말똥말똥 기다리고 있는 내 눈이 예쁘다고 하며 칭찬을 해주기도 합니다.
 
오빠는 밤마다 학원에서 돌아오면 먼저 아빠 방으로 들어갈 때에 오빠 옆에 껌처럼 딱 붙어서 따라 들어갑니다. 아빠는 그날 그날 성경에서 받은 말씀을 오빠에게 부지런히 들려주고 오빠는 계속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 모습을 지켜볼 때마다 나는 아빠가 성경책에 밑줄을 그어 놓았던 그 말씀이 꼭 떠오르곤 합니다. 아빠와 오빠는 지금 눈과 입과 손 뿐이 아니라 마음까지도 완전히 포개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아! 그런데 진짜로 해가 서쪽에서 뜰 일은 나에게 있습니다.
이건 나랑 하나님만 아는 일급비밀인데 ...... 말할까 말까?
 
사실은 예수님이 오빠 죄를 몽땅 가져가실때 예수님은 오빠를 미워했던 내 죄까지도 몽땅 다 가져가셨습니다. 그때 말똥공주도 진짜 확실히 구원을 받았지만 식구들은 아무도 모릅니다. 나는 그때부터 마음속에 천국에 갈 수 있다는 기쁨을 혼자 즐기고 있습니다. 틈만 나면 거울 앞으로 달려가서 이렇게 속삭입니다.
 
"말똥공주야! 넌 이제 진짜 하늘나라의 공주가 됐단 말이야. 정말 기쁘지?"
 
나는 거울 앞에서 교회에서 배운 찬양과 율동을 열심히 합니다. 나중에 교회 선생님이 되어서 나 같은 말똥공주들을 돌보는 것이 내 꿈이 되었습니다. 어휴! 우리 집 때문에 하나님은 정말 힘드실겁니다.
 
영차! 영차! 아침마다 하나님께서 서쪽에서 뜨려는 해를 동쪽으로 끌고 오는 소리가 들리지 않으세요?
그런데도 말똥공주네 식구들은 매일 서쪽에서 해 뜨는 일을 위해서 열심히 기도합니다.
우리들의 눈과 입, 손과 마음이 예수님에게 포개지기만 하면 큰일들이 벌어지기 때문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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